2023년 패션 업계가 직면한 10가지 도전 과제

1. 소비자들의 불신

한 번 속았을 때는 속인 쪽이 잘못이라고 합니다. 두 번 속았을 때는 어떨까요? 패션 업계의 소비자들은 두 번째로 속일 기회조차 주지 않습니다. 속는 것을 싫어하는 고객들은 브랜드가 품질을 낮추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척 하든 절대 그냥 넘어가 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명품 브랜드는 의류 및 액세서리에 고급 Riri 지퍼를 사용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길 바라며 저렴한 YKK 지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고객들은 차이를 알아챕니다. 고객들이 중시하는 것은 패션 브랜드 및 리테일러가 사용하는 지퍼 자체가 아니라, 해당 업체들이 기존의 브랜드 약속을 계속해서 지킬지 여부입니다.

패션 브랜드들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먼 길을 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 조사 기관인 Centiment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0%만이 패션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2. 인재 부족

이례적인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충분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패션 업계는 섬유 제조업체부터 쇼윈도우 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섬유 산업의 경우 20%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필요한 근로자 100명당 80명만 구할 수 있다는 의미). 이는 소비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근로자가 만든 상품을 요구함에 따라 업계에서 부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오프쇼어링 추세에 의한 것입니다. 한편, 리테일 업체들은 더 많은 인력을 유치하고 그들이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도록 급여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3. 지속가능성

패션 업계는 만만치 않은 환경적 지속가능성 관련 도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유럽의 정부 단위 연구에 따르면 패션 업계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류를 저렴하고 빠르게 제조하는 패스트패션이 유행함에 따라 브랜드들은 생분해되지 않는 값싼 합성 소재와 노동력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데님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 위한 원단을 재배하는 데 최대 10,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관행에 집중하는 패션 브랜드와 리테일러를 선호하는 고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말로만 지속 가능성을 지지하거나 포장을 간소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소비자들은 본인이 구매하는 상품이 착취 또는 노예 노동을 통해 생산되지 않았고, 책임감 있게 제조되었고 원재료는 가능한 한 현지에서 조달되었고, 리테일 업체와 제조업체가 상품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기를 바랍니다(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가능한 영역).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리테일 업체 및 명품 제조업체는 분명히 시장에서 도태될 것입니다.

4. 섬유 폐기물

섬유 폐기물은 패션 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또다른 요소입니다. World Economic Forum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의류 생산량은 약 2배로 증가했고, 2014년에는 2000년대 초보다 60% 더 많은 의류가 판매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같은 생산량 급증으로 인해 섬유 폐기물이 크게 증가했고 전체 섬유의 85%가 쓰레기 매립지로 보내지고 있다고 합니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과 같은 많은 합성 직물은 완전히 자연 분해되지 않고 재활용도 쉽지 않습니다. 일부 직물은 분해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 및 유해한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또한 World Economic Forum에 따르면 합성 섬유로 만든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매년 50만 톤의 극세사가 바다로 배출된다고 합니다.

패션 업계의 섬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의류 제작에 사용되는 디자인 패턴을 조정해 낭비되는 천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현재 Oracle에서 근무하는 Neiman Marcus의 전직 임원 Greg Flinn에 따르면 이같이 간단한 조정만으로도 500벌의 폴로 셔츠를 생산하던 면직물로 100벌의 폴로 셔츠를 더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혁신적인 발상은 아니지만, 지속 가능성보다는 생산의 용이성에 집중해 온 패션 업계에게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5. 다양성 및 포용 이니셔티브

패션 업계는 다양성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형 패션 브랜드 및 리테일 업체의 최고 경영진 대다수가 백인 남성이며 여성과 유색인종은 배제되어 있습니다. 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와 Calvin Klein, Tommy Hilfiger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PVH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패션 기업에서 일하는 흑인 직원 중 절반 이상이 능력에 기반한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D&I에 집중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더라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믿지 않습니다. McKinsey의 보고서에 따르면 D&I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이야기한 패션 기업의 직원 중 44%만이 해당 조치가 영구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경영진의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은 고객, 직원,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한 McKinsey의 별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은 기업의 수익성 향상에도 기여합니다.

패션 기업의 다양성 부족은 제품 구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플러스 사이즈 여성 및 논바이너리 등 여러 인구통계학적 세그먼트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6. 공급망 중단

'공급망 중단(supply chain disruption)'이라는 용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매장 진열대에 상품이 적시에 보충되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상적인 용어로 자리잡았습니다. 무역 전쟁, 경제 제재, 노동력 부족, 유가 상승과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유동적이던 공급 경로들이 막히면서 패션 업계는 원자재 및 완제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발과 의류의 전체 물량 중 약 50%가 중국과 베트남 두 나라에서 생산되며, 개중 중국은 노동 조건과 기타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우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의류 및 신발 제조업체 및 리테일 업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고, 노동력과 자재, 진보적인 지속가능성 관행, 지정학적 안정성이 가장 잘 조합되면서도 높은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지역에서 제품을 소싱함으로써 공급망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그와 관련된 의사 결정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 소비자 행동

최근 들어 패션 업계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은 변화하고 있으며, 개중 일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구매와 매장 픽업은 2020년 이전에도 이미 보편화되는 과정에 있었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대면 쇼핑이 재개된 지금도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온라인 구매와 매장 수령을 선호합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광고 및 마케팅 채널을 통해 최신 유행 패션을 접합니다. 엽서와 전단지는 소셜 미디어 광고와 인플루언서로부터 정보를 얻는 젊은 세대에게 더 이상 유효한 광고 수단이 아닙니다. 패션 자체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오늘날의 패션 브랜드 및 리테일 업체들은 대부분의 남성이 재킷과 넥타이를, 대부분의 여성이 어깨를 가린 옷을 입던 시대에서 사무실에서는 비즈니스 캐주얼로, 재택 근무 시에는 더욱 캐주얼한 의상으로 바뀌는 시대에 적응하는 중입니다. 패션 업계가 고려해야 할 또다른 트렌드는 젠더 플루이드 패션입니다. 의류 및 액세서리를 유니섹스로 간주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원단과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를 반영하는 소비자 행동 변화도 존재합니다.

패션 업계에서는 새로운 생체 인식 및 분석 도구들을 사용해 소비자 행동 및 동기를 이해하고 어떤 메시지가 타깃 고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8. 반품

온라인 쇼핑 비율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무료로, 간단히 반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반품은 리테일 업체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지나친 반품은 리테일 업체의 재고 관리에 혼란을 야기하고, 수익 마진을 악화시키고, 택배 배송업체가 쇼핑객의 집을 여러 차례 방문하게 됨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도 기여합니다.

반품이 쉬워지면서 소비자들이 같은 품목을 여러 사이즈로 구매한 후 사이즈가 맞지 않는 제품을 반품하는, 소위 '브라케팅(bracketing)'의 빈도가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품률은 10% 중후반대였으며, 리테일 전문가인 Hitha Herzog는 어느 패션 의류 리테일러의 반품률이 25%에 달한다는 예를 들며 이는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의류 및 신발 제조업체는 소비자가 더 현명하고 자신감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반품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사이즈가 브랜드마다 크게 다를 수 있는 신발 업계의 경우 한 신발 제조업체의 웹사이트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브랜드별 신발 사이즈를 입력하도록 요청하고 응답을 바탕으로 적절한 사이즈를 추천해 줍니다. 또한 많은 패션 리테일러는 가상 현실 기술을 사용해 소비자가 여러 품목의 '구매' 버튼을 누르기에 앞서 안경, 의류, 액세서리를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전문가들은 많은 리테일 업체들이 향후 무료 반품 횟수를 제한하거나, 로열티 프로그램에 가입한 고객에게만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을 채택하며 현재의 무제한 무료 반품 정책은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9. 사이버 보안

리테일러가 처리하는 대량의 거래, 그러한 거래를 처리하는 교육을 받지 못한 다수의 직원, 영수증 없는 반품과 같은 고객 친화적 정책 등은 사이버 범죄자들이 간단히 파고들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합니다. 리테일러는 피싱 및 기타 사이버 공격 기법에 대한 직원 교육, 모바일 지갑과 같은 안전한 결제 프로세스 및 기술 도입, 공급업체 및 파트너의 사이버 보안 준비 상태 점검 등을 통해 그와 같은 위협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10. 인플레이션

안타깝게도 기업들은 1918년 이래 가장 치명적인 팬데믹을 겪은 직후 1970년대 이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많은 패션 업체들은 앞서 언급한 주제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보다 안정적인 시장에서 더 적은 수의 기업과 협력하며 공급망을 강화합니다. 낭비와 비용을 줄입니다. 지속 가능한 환경 관행 및 공정한 노동 관행에 대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고객 기반을 확장합니다. 온라인 쇼핑객이 본인에게 맞는 패션 제품과 사이즈를 간단히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 반품 비용을 줄입니다. 사이버 보안 침해로 인한 손실을 줄입니다.